서 론
항생제는 사람과 동물의 다양한 질병 치료 및 축·수산업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1]. 항생제는 가축의 성장 촉진과 사료효율을 개선하기 위하여 널리 사용되어 왔으나 축산물 내 잔류 항생물질이 인체의 항생제 내성의 원인이 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2]. 항생제 사용에 따른 대표적 문제점은 항생제 내성균의 발생이다. 병원성 세균이 항생제 내성 인자를 획득함에 따라 질병의 난치 혹은 불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 균에 의한 사망자 수가 1천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었다[3,4]. 항생제의 오남용은 항생제 내성 발생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WHO에서도 체내 항생제 내성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농축수산업에서의 항생제 오남용을 제시하였다[5,6].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으며,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을 줄이고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협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One health’란 개념으로 세계보건기구, 세계동물보건기구, 유엔식량농업기구 등의 국제기구에서 항생제 내성에 대한 논의를 수행하고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7,8].
낙농산업에서는 젖소의 유방염, 호흡기 질환 등의 치료를 목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다[9]. 그러나, 항생제 휴약기간 미준수 등의 이유로 항생제가 우유에 소량이라도 존재할 경우, 치즈 제조 시 부적절한 커드 형성에 따른 숙성 실패, 유가공품의 풍미 저하, 숙성 및 발효 유가공품 제조시 스타터 균주 생장 저해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10].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 국가 차원의 항생제 사용 감소를 유도하고 있으며, 항생제의 대안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을 통해 낙농산업에서 항생제 사용의 문제점과 프로바이오틱스 사용의 필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간한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기준 국내 항생제 총 판매량은 903톤이며, 2013년 이후 점차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이후 매년 돼지, 닭, 소의 순서로 항생제 판매량이 많았으며, 2019년 기준 전체 항생제 판매량에서 돼지에 사용된 항생제는 56%, 닭은 16%, 소는 11%를 차지하였다[11].
가축 및 도축장에서 항생제 내성균 발생 확인 결과, 항생제 감수성 검사 지표세균인 Escherichia coli 의 경우 소, 돼지, 닭 모든 축종에서 ampicillin, streptomycin, tetracycline, sulfisoxazole 내성이 높음을 확인하였다. 더불어, 축산물에서 분리한 E. coli 에서 tetracycline, ampicillin, nalidixic acid, sulfisoxazole, streptomycin에 대한 항생제 내성률이 비교적 높게 확인되었다[11].
낙농산업에서는 젖소 유방염 등의 질병 치료를 위하여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으나, 휴약 기간 미준수 등의 이유로 우유에서 항생제가 검출되고 있다[12]. 2019년 국내 유통 원유 336건에 대한 항생제 잔류물질 조사결과, 총 11건의 원유에서 항생제 잔류허용 기준치를 초과하였다[13]. 우유에 항생제가 잔류할 경우, 유가공품 제조 시 젖산 발효를 줄여 부패를 유발할 수 있으며, 숙성 및 발효 유가공품 제조 시 스타터 균주 생장 저해와 이에 따른 유가공품의 풍미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10]. 또한, 항생제가 잔류해 있는 우유를 사람이 섭취하게 되면 사람에게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14].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항생제는 미생물이 생성한 물질로 세균의 발육을 억제하거나 사멸시키는 물질이라면 프로바이오틱스는 균들의 공생, 상생 능력을 이용하여 면역기능을 증진시키고 유해 미생물의 생장을 저해하는 등의 효과를 나타낸다.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는 ‘적절한 양으로 투여하면 숙주에게 건강상의 이점을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로 정의되며, 장내 미생물의 균형 조절 및 동물의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여 질병에 대한 숙주 저항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15,16]. 또한 가축의 사료 이용률 증대, 면역력 향상, 장내 병원성 미생물에 해로운 항균 물질을 생산하는 기능이 있으며 소에 있어서는 생산능 향상, 스트레스 감소, 숙주의 선천성 면역 자극 및 반추위 내 미생물에 지속적으로 젖산을 공급하여 반추위 발효가 증진되도록 한다[17–19]. 프로바이오틱스가 젖소의 생산성과 건강에 미치는 연구는 여러 연구자들을 통해 보고되고 있으며,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에 허가되어 있고 축산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로는 Lactobacillus, Rhodopseudomonas, Bacillus, Bifidobacterium, Enterococcus, Pediococcus 외 유익곰팡이와 유익효모 등으로 다양하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사용방법 또한 단일 미생물을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미생물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젖소의 경우, probiotic 및 prebiotic 제제를 사용하면 우유 생산량이 증가하고 유방염 위험이 감소되며 송아지에서는 소화기 질환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켜 체중 증가량이 향상된다고 보고하였다[20]. 국내 한 연구에 의하면 Lactobacillus casei, Saccharomyces cerevisiae, Bacillus subtilis, Aspergillus oryzae 및 Streptomyces griseus 등의 프로바이오틱스를 Holstein 젖소에 급여하고 산유능력 검정을 실시한 결과, 프로바이오틱스를 급여하였을 때 산유량, 유지율, 유지방량, 유단백량, 무지고형분량이 증가하였으며 체세포수가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21]. 또한 복합 프로바이오틱스 급여가 반추위 발효 특성 및 젖소의 유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연구에서 복합 프로바이오틱스를 착유우 사료에 0.2% 첨가하여 8주간 급여한 결과, 복합 프로바이오틱스 첨가는 착유우의 유량 및 유성분(유지방 및 유단백질 함량)을 향상시켰으며 복합 프로바이오틱스의 첨가가 사료의 소화율을 증가시켜 젖소의 유생산성을 향상시켰다고 밝혔다[22]. B. subtilis 는 젖소의 우유 생산량과 반추위 발효를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B. subtilis natto의 보충은 송아지의 혈청 면역 글로불린(Ig) G와 IFN-γ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23–25]. S. cerevisiae는 반추위 미생물의 발효를 조절하고 in vitro 실험에서 젖산 흡수와 셀룰로오스 소화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26]. Xu et al.의 연구에 따르면 젖소에게 젖산균(L. casei, L. plantarum) 급여 결과, 우유 생산과 우유 IgG, lactoferrin, lysozyme 및 lactoperoxidase의 함량을 크게 증가시켰고 체세포 수는 크게 감소되었다고 하였다[27]. 젖산균 급여가 분변 세균의 풍부도와 다양성을 변화시키지는 않았지만, 훨씬 더 많은 반추위 발효 세균 (Bacteroides, Roseburia, Ruminococcus, Clostridium, Coprococcus and Dorea) 및 유익한 세균(Faecalibacterium prausnitzii)이 발견되었으며, Bacillus cereus, Cronobacter sakazakii 및 Alkaliphilus oremlandii 와 같은 일부 기회성 병원균은 억제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축산용 프로바이오틱스의 경우 이미 Bacillus, 효모, 젖산균 등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으나 경제성만 고려하여 급여하거나 작용기작 및 효능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으며 사료가공 중 고온 및 고압 공정 단계에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안정성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기존 시장은 여러 가지 제품들이 난립되면서 과학적이며 객관적인 판단기준이 없어 가격이 저렴한 제품들만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어 제품의 품질이 점점 낮아져 가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낙농산업에 적합한 프로바이오틱스 기준(사료 가공시 안정성, 장내 안정성 및 기능성 등)에 따른 프로바이오틱스 개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