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젖산(lactic acid)을 생산하는 미생물인 젖산균(lactic acid bacteria)은 유산균으로도 불려지는데, 유산균은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순수 우리말인 젖을 한자발음인 유(乳)로 바꾸어 부른 것이다. 사실, 젖당(lactose)이나 젖산과 같이 젖산균으로 불려져야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공전을 포함하여 많은 정부 간행물과 많은 연구논문에서 젖산균보다 유산균의 표현을 사용하기 때문에 본 논문에서도 유산균으로 통일하여 표기를 하였다.
유산균은 발효식품에 아주 오래전부터 이용되어 왔는데, 유산균이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젖산을 빠르게 생산함으로써 식품의 보존성을 증진시키고 독특한 풍미를 지니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현재에는 발효식품뿐 아니라, 의약품, 농업용 및 공업용 발효에도 유산균이 널리 사용되며 생물 산업에 아주 유용한 미생물이다[1]. 유산균은 분류학상 Lactobacillales 목(Order)에 속하며, Lactobacillales는 다시 Acetoanaerobium, Aerococcaceae, Carnobacteriaceae, Enterococcaceae, Lactobacillaceae, Leuconostocaceae, Streptococcaceae의 7개의 과(family)로 구분된다. 이들 중에서 Lactobacillus, Leuconostoc, Pediococcus, Lactococcus 그리고 Streptococcus 속(genus)이 대표적인 유산균으로 분류되고, 그 외로 Aerococcus, Carnobacterium, Enterococcus, Oenococcus, Sporolactobacillus, Tetragenococcus, Vagococcus 및 Weissella 속 미생물이 유산균의 범주에 속한다[1].
Lactobacillus 속 유산균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에 포함되는 미생물 중에서 가장 많은 종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인간 및 동물의 장, 우유 및 유제품, 식육제품, 식물 등에서 분리되며, 젖산발효를 통한 젖산뿐 아니라, 식품의 조직 특성과 풍미를 주기 때문에 발효식품의 생산에 중요한 유산균 속(genus)이다. Lactobacillus 속 유산균은 Gram 양성으로 포자를 형성하지 않으며, catalase를 생산하지 않는 미생물로 대부분 위산에 강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2].
Lactobacillus 속은 2019년 4월 현재까지 약 230종(species)이 알려져 있는데, 계속 새로운 종이 밝혀지고 있어 종(species)의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Lactobaciilus 속 유산균은 현재 가장 많이 연구된 미생물 속의 하나이며, 많은 수가 전장유전체(whole genome sequence) 분석이 완료되었고,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 중이다.
Lactobacillus 속은 탄수화물 대사(metabolism) 특성에 따라 다음과 같이 3가지 group 즉, obligate homofermentative(group 1), facultative heterofermentative(group 2), 그리고 obligate heterofermentative(group 3)로 나누어지는데, 발효유제품에는 group 1에 속하는 lactobacilli가 주로 이용된다.
Lactobacillus 속 유산균의 genome은 1.2 Mb(L. sanfranciscensis )–4.9 Mb (megabases; L. parakefiri ) 크기의 분포를 보이는데, 이들 유전자가 코딩하는 단백질 유전자의 숫자 역시 1,267–4,758로 species에 따라 다양하다. 또한, 같은 종(species)일지라도 genome 차이가 있는데, L. crispatus의 경우 1.83–2.7 Mb의 genome 크기를 나타낸다. Lactobacillus 속 중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어 있는 L. acidophilus와 L. plantarum의 평균적인 genome 크기는 각각 1.8 Mb와 3.4 Mb 정도로 L. plantarum이 약 1.7배 많은 genome을 가지고 있다 L. plantarum은 다른 Lactobacillus들과 다르게 토양부터 식물, 식품, 분변 다양한 곳에서 발견되며,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우수한 특징을 지닌다. 아마도 이러한 특성은 다른 종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본 논문은 Probiotics로써의 L. acidophilus에 대한 역사적 연구에 대하여 고찰하고자 하였으며, 내용중 일부는 저자의 논문인 유산균 Probiotics와 생명의 연장에 대한 고찰[1]과 Lactobacillus acidophilus의 산업적 이용 역사[2]에서 부분 인용했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또한, Bull 등이 지적한 바와 같이 L. acidophilus의 전장유전체 분석 후 재분류된 것에 대한 종들을 밝히고자 하였으며[3], 본 연구팀에서 발표한 여러 문헌과 특허에서 보고한 이후 재분류된 strain과 source에 대한 표기상의 오류를 바로잡고자 하였다.
본 론
L. acidophilus의 발견은 장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연구에서 시작되었는데, 장내 세균에 대하여 최초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한 과학자는 대장균을 처음 발견한 Theodor Escherich (1857–1911)이다[4]. 그는 건강한 유아와 질병이 있는 유아로부터 얻어진 분변을 대상으로 미생물을 조사하였는데, 건강한 유아의 분변에는 2종류의 그람 양성 간균이 우점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당시는 미생물학이 막 태동하여 발전되는 시기로 미생물의 분리 및 배양기술이 지금과 같은 수준이 아니어서 이들 미생물을 순수 분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 이후에 Tisser와 Moro가 두 미생물이 각각 Bifidobacteria(Bacillus bifidus)와 Lactobacillus acidophilus(Bacillus acidophilus)임으로 보고하였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두 과학자는 같은 해에 각각 논문을 발표하였다[5, 6].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인체 장내미생물의 연구는 현재 우리가 짐작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7, 8]. Mac Neal 등은 성인 분변에 존재하는 미생물수는 33×1012 정도로 보고하였는데[9, 10], 2014년 미국 미생물학회에서 발표한 장내 미생물수인 3×1013–4×1014와 비교하면 당시 장내세균의 연구가 얼마나 활발하게 이루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11].
Ernest Moro (1874–1951)는 Lactobacillus acidophilus를 최초로 분리한 과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Fig. 1). Moro는 오스트리아의 소아과 의사로 오스트리아 Graz에서 1899년 의학을 공부한 후 비엔나에서 대장균을 발견한 Escherich와 같이 연구를 수행하였고, 1911년 하이델베르크 대학 소아과 교수가 되었다[12]. Moro는 분유를 먹는 것보다 모유를 먹는 것이 유아의 혈액에서 더 강한 항균작용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하기도 하였다. 1900년 Moro는 유아의 분변에서 Bacillus acidophilus가 존재함을 처음 보고하였는데, 이 미생물은 그람 양성 막대형태의 미생물로 집락의 모양이 미세한 빛을 내거나(fine radiant), 분지되고 돌출된(ramified projections) 작고 비정형 형태라고 하였다. 또한, 이 미생물은 우유에서 약한 산생성을 보였다고 하였다[6, 10, 13].
또한, 1901년 Cahn은 모유수유 유아뿐 아니라 조제분유를 먹는 유아의 분변에서도 B. acidophilus가 존재한다고 보고하였으며, Weiss는 우유 섭취를 많이 한 경우 Moro가 발견한 B. acidophilus와 유사한 형태의 유산균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14]. Bacillus acidophilus의 명칭은 1920년 미생물 명명법에 대한 국제적 협의 이후에 Lactobacillus acidophilus로 바뀌었다. Moro가 발견한 균 주는 후에 L. acidophilus Holland strain으로 알려져 있다가 L. acidophilus ATCC4356으로 L. acidophilus의 표준 strain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Moro가 분리했던 균주가 L. acidophilus로 자리 잡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당시 미생물학의 기술로 L. casei 와 구분이 어려워 1947년 L. acidophilus Holland strain과 L. casei Holland strain은 다른 것으로 최종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혼용되어서 사용되었던 같다[15]. 사실 두 균주 모두 Gram 양성으로 short rod 형태로 육안으로만 보면 유사하지만, 당발효성, 유전체 분석, 대사체 분석 등으로 현재에는 쉽게 구분된다.
Moro 연구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장점막 표면에서 많은 Lactobacillus들이 분리되었는데, 대부분 L. acidophilus로 명명되었다. 당시에는 유산균의 동정을 집락의 형택, 그람염색, 당발효성, 산생성 등 전통적인 방법으로 동정하였기 때문에 L. acidophilus가 아닌 다른 Lactobacillus들도 L. acidophilus로 동정되었을 것이다. 사실 이들 중 상당수가 훗날 다른 species로 재분류가 되었다. 전통적인 방법이라고 전부 틀린 것은 아니었는데, 유산균의 분류 및 동정에 있어서 가장 많이 참고하는 것은 Bergey's Manual of Systematic Bacteriology 에 제시된 방법이었다[16]. 아마도 중견급 이상 유산균 연구자와 그 실험실은 전부 이 책으로 유산균을 동정했을 것이다. 2000년대 중반에는 16s rDNA 분석의 비용이 많이 저렴해져서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API 50CHL을 이용한 당테스트로 동정하는 것보다 16s rDNA 분석을 주로 이용하게 되는데, 16s rDNA 분석 방법도 어떠한 primer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이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에는 선발된 유산균을 동정하고, 그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전장유전체 분석(whole genome sequence)이 필수적이며, 많은 strain들이 전장유전체 분석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동정되었다.
Fig. 2는 L. acidophilus의 100년 역사를 연대기 순으로 나열한 것으로 프로바이오틱스로 자리매김을 할 때까지 L. acidophilus의 동정과 분류 연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에 대한 개념이 생기기 이전에 인체 유용한 미생물로써의 L. acidophilus 를 연구한 과학자는 미국 Yale 대학교 미생물학과의 Rettger 교수이다. 그는 1921년 발표한 “Lactobacillus acidophilus 이식술에 특별히 참고할 만한 장내미생물의 전환에 관한 논문(A treatise on the transformation of the intestinal flora with special reference to the implantation of Bacillus acidophilus)” 논문(Fig. 3)에서 L. acidophilus는 분변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장내 정착이 가능한 균주며, 쥐에게 L. acidophilus를 급여한 결과, 장에서 L.acidophilus가 우점되어 있었다고 주장하였다[10]. 또한, Rettger는 L. acidophilus에 대한 동물과 인체 실험에서 이 유산균은 인체분변에서 발견되고, 변비증상을 완화시키는 효능이 있는데, 설사환자들에게 직장으로 L. acidophilus를 투여시 개선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10].
Lactobacillus acidophilus의 프로바이오틱스로써의 특성은 Fig. 4에 요약한 바와 같으며, 최근까지, 대한 많은 임상적 연구결과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혈중콜레스테롤의 감소[17, 18], 설사 예방 및 치료[19],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완화, 감기예방 및 증상완화[20], 엘러지 증상의 완화[21], 체중조절[22] 등에 효과가 과학적으로 확인되었다.
Lactobacillus acidophilus는 1990년 이전까지 여러 group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1992년 Fujisawa 등이 특정 L. acidophilus group은 L gallinarum, L. johnsonii, L. amylovorus 로 구분 된다고 보고하였다[23]. 그 후에, Lactobacillus acidophilus는 L. acidophilus, L. amylovorus, L. crispatus, L. gallinarum, L. gasseri, L. johnsonii의 6개의 DNA homology group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논문이 발표된 이후에 6종으로 재분류되었다[24].
사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Lactobacillus 속(genus)에는 약 60종(species) 정도만 알려져 있었고, 2019년 현재에는 약 230종으로 약 4배 이상 그 수가 증가하였다. 이는 새로운 종을 찾았기 때문에 증가한 면도 있었지만, 기존의 분류된 종을 전장유전체와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종으로 구분하여 재분류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중에서 상당수가 아종(subspecies)으로 세분화 되었는데, 향후에도 기존에 보고되었던 strain들이 새로운 종이나 아종으로 재분류되는 것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본 논문에 언급되는 L. acidophilus group 또는 L. acidophilus family는 L. acidophilus, L. amylovorus, L. crispatus, L gallinarum, L. gasseri, L. johnsonii를 전부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Table 1은 본 연구팀에서 기존에 보고한 L. acidophilus 중 재분류된 것과 다른 연구자들의 균주 중 일부 재분류된 것을 발췌하여 제시한 것이다.
1992년 Kim은 인체 유래 20종, 돼지 유래 28종, 송아지 유래 22종을 포함하여 닭에서 6종, 설치류에서 10종, 칠면조에서 7종의 유산균을 분리하여 총 93종으로 연구를 진행한 학위논문을 발표하였다[25]. 당시 미생물의 동정은 탄수화물 발효특성, 세포모양 등으로 수행하였으며, 추후에 DNA-DNA homology, GC 함량, 16s rDNA 분석으로 재확인하였다.
L. acidophilus 30SC 균주의 경우, 1992년 처음 언급된 논문에서는 이 균주의 origin이 송아지로 되어 있었으나, 2000년 Oh 등의 논문에서는 human에서 분리한 것으로 잘못 기술되어 있으며[26], 무엇보다도 전장유전체 분석후 L. acidophilus가 아닌 L. amylovorus로 판명되어 L. amylovorus 30SC로 재명명하였다.
L. acidophilus KU4는 1992년 논문에서 언급한 606 strain을 재명명한 것으로 2009년 특허 출원시 특허명세서에서는 Lactobacillus sp. KU4로 기재를 하였는데 특허명에 종(species)명을 기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당시에도 계속 속명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인데, 연구팀의 탄수화물 발효성 평가와 16S rDNA 분석 결과, L. acidophilus로 나타나 특허 본문에는 L. acidophilus KU4로 표기하였다[27]. 그러나 최근 KU4 균주에 대하여 전장 유전체 분석결과, L. amylovorus로 밝혀져 L. amylovorus KU4로 다시 명명하였다. 그리고 특허 본문에는 Lactobacillus sp. KU4가 pig origin되어 있는데, 1992년 논문에서 human origin으로 표시되어 있는 점으로 보아 특허작성 과정에서 실수로 오기재된 것으로 최종 확인되었다[25, 27] L. amylovorus KU4는 L. acidophilus NS1 균주[22]와 더불어 혈중콜레스테롤 억제 작용과 비만관련 인자들을 효과적으로 억제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어 향후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로 기대가 되는 균주이다.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에서 개발한 L. acidophilus La1은 L. johnsonii NCC533으로 재명명되었으며[28], 유제품, 이유식, 의약품, 애완동물사료 및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되는 프로바이오틱스이다. L. acidophilus IFO3532는 채소에서 분리되었는데, L. casei subsp. rhamnosus Hansen IFO3532로 재분류되었다. 이 균주는 높은 삼투압에서도 견디는 성질이 있어서 stress 반응 기전 연구에 많이 사용되었다[29].
세계적인 종균회사 Chr. Hansen(Horsholm, Denmark)에서 생산하는 L. reuteri RC-14는 L. acidophilus RC-14로 최초 명명되었다가 재분류되었으며, 현재 여성용 건강식품으로 L. rhamnosus GR-1 균주와 복합으로 사용된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30]. 자돈에서 분리한 L. acidophilus PF01은 전장유전체 분석결과 L. johnsonii로 나타나 L. johnsonii PF01로 재명명되었으며[31], 이 균주는 돼지의 장에 정착성이 우수하여 사료 첨가제로 사용이 가능한 프로바이오틱스로 밝혀졌다.
Table 2는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L. acidophilus 균주들을 열거한 것으로 종균회사, 유제품 생산 회사, 건강식품 생산회사 등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제품에 첨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바이오틱스이다. 이들 균주들은 동물시험과 임상시험으로 생리적 효능이 밝혀져 있어 향후에도 이용가치가 아주 높은 균주이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정의 및 Origin에 대한 이해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단어는 1954년 Anti- und Probiotika의 제목으로 발표한 Vergio의 논문에서 처음 사용되었다[32]. 1965년 Science에 다른 개체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물질의 개념으로 Lilly와 Stillwell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정의하였다[33]. 가축 사료에 항생제를 첨가하여 많은 부작용이 보고된 1970년대에는 항생제 대체물질의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는데, 1974년 Parker가 “가축에 있어서 장내미생물의 균형에 도움을 주는 미생물과 물질”을 통털어서 프로바이오틱스로 정의하였다[34].
1989년 Fuller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재정립하였는데[35], “장내미생물 균총을 증진시킴으로써 숙주 동물에 유익한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 사료 첨가제”로 프로바이오틱스의 개념을보다 명확하게 정의하였다. 이때까지 주로 프로바이오틱스는 사료에 첨가되는 첨가제의 한 종류로 인식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생균제로 번역되어 현재까지도 가축사료에 응용되고 있다.
1999년 Salmine 등은 살아있는 미생물뿐 아니라, 미생물의 세포 구성성분까지도 그 범위를 확대한 정의를 제안하였는데[36], “숙주의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지닌 미생물 세포 또는 미생물 세포성분”으로 정의하여 사균체에 대한 프로바이오틱스 효능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2001년 FAO/WHO에서 결정한 프로바이오틱스 정의를 보면[34], “유효한 수준을 투여하였을때 숙주의 건강증진을 가져오는 살아있는 미생물”로 하여 생균에 국한시켰으며, 건강증진 효과를 나타내는 유효한 수준을 강조하여 사료 및 식품을 넘어 제약 산업까지 그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건강증진 작용을 나타내기 위한 유효한 수준”을 밝히기 위해서는 많은 실험이 요구되기 때문에 20년 가까이 지난 아직까지 산업계에서는 FAO/WHO 정의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나, EU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health claim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완료되어가고 있어 조만간 probiotics에 대한 정의에 대한 논란은 사라질 것이다. Fig. 5는 probiotics에 대한 FAO/WHO 보고서 2개의 표지인데, 왼쪽은 2001년에 아르헨티나에서 회의를 개최하여 probiotics의 정의와 건강 증진 작용에 대하여 기술한 보고서이며, 오른쪽은 2002년 캐나다에서 개최된 회의로 probiotics의 안전성 및 효능평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보고서 표지이다[37, 38]. 자세한 내용은 이들 보고서를 참고하길 바란다.
국내외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유산균을 생산 판매하는 업체에서는 인체 유래(human origin)와 식물 유래(plant origin)에 대한 origin에 대한 강조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식물유래 유산균의 경우, 식물성 유산균이라는 용어까지 만들어서 사용하는데, 식물성 유산균의 정의는 무엇이며, 어떤 점에서 인간에게 더 좋은가에 대한 내용은 젼혀 없고, 단순히 식물성 유산균에 대한 광고만 하고 있다.
생물분류학상 유산균은 식물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미생물에 해당된다. 이러한 제품 광고의 결과로 origin에 따라 효능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주어서 소비자의 선택에 혼란만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사실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프로바이오틱스의 정의를 살펴보면 인체 또는 특정 개체에서 기원해야 한다는 말은 없다. 인간에게 유익한 작용을 하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인간으로부터 유래되어야 한다고 규정하지 않고 있다. 단지,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숙주)에서 생존해서 유익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 이유는 origin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체에 유익한 작용이 있는가 하는 건강기능적 측면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를 선발할 때 핵심적인 요소는 건강기능 작용인 것이다. 물론 이전의 유산균 연구자들도 human origin에 대한 내용은 없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를 선택하는데 핵심적인 요소가 되는 것은 숙주(인체)에 대한 작용이지 미생물 의 기원이 아닌 것이다. 균주의 origin이 어떻든지 간에, target 하는 곳에서 정착하여 살아가고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strain의 능력을 검증하고 시험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는 Saccaromyces bouladi는 인체에서 유래된 미생물이 아니지만, 많은 임상연구에서 인체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우리가 인체에서 분리하지 않았고, 장관에 정착을 할 수 없는 미생물도 유익한 작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인체에서 분리했다고 하는 미생물은 대부분 분변에서 분리한 것이다. 인간의 분변에서 분리했다는 것 자체는 장내에 살아남아 분변으로 배출되었다는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즉, 분변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은 위장을 통과하여 전달된다는 그 자체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선발할 때 하나의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인체에서 분리했다는 것 자체가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적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분변에서 분리했다는 것으로 만으로 인간의 장내에 더 정착할 수 있다는 증거는 될 수 없기 때문에, human origin 프로바이오틱스가 non-human origin보다 더 유익한 작용을 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최근 시작된 장내 microbiome에 대한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연구주제이다. 인체의 장내세균에 대한 집중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멀지 않은 장래에 오직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미생물이 발견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 미생물이 인간에게만 유익한 작용을 하는가에 대한 결론을 얻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더욱이 외부 환경에서부터 장속으로 운반된 미생물이 장내에 서식하게 되면서 원래 없었던 생리적 효능이 생겨나서 유익한 작용을 하는지, 혹은 그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 자체가 숙주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남기 때문이다.
결 론
Lactobacillus acidophilus를 포함한 많은 lactobacilli들이 장내에 존재하지만, 장내에서 생균수 기준으로 major 미생물은 결코 아니다. 또한, 요구르트의 경우에서도 lactobacilli들은 젖산 생산과 같은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나, 우유발효시 Streptpococus thermophilus보다 적게 젖산을 생산한다. 김치에서도 lactobacilli가 발효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전체 생균수나 젖산생산 능력을 비교하면 다른 속(genus)의 유산균이 더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Lactobacillus acidophilus family는 발효 유제품, 조제분유에 많이 사용이 되고, 건강기능성식품으로 판매가 되고 있으며, in vitro 실험뿐 아니라, 동물실험, 인체 실험이 가장 많이 된 유산균 중의 하나임이 틀림이 없다. Lactobacillus acidophilus는 지금까지 항균물질 생산, 대장암 감소 작용, 유당불래증 완화, 독성 아민의 감소, 설사 증상 완화 등 많은 작용을 하는 것이 보고되었다.
Lactobacillus acidophilus가 다른 유산균보다 많이 알려진 이유는 다른 종보다 오래전부터 연구되어왔으며 많은 생리적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종보다 많은 수의 strain들이 분리되었고, 상대적으로 많은 연구결과가 축적되어 왔다. 따라서 분자생물학의 발달로 미생물 분류가 새롭게 바뀌는 것도 다른 유산균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았을 것이다. Bull 등[3]의 논문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잘못 분류되거나, 저자의 실수로 잘못 기재된 것을 밝혀야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다.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자의건 타의건 간에 생명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결과의 해석이 180도 바뀌는 것도 발생하기도 하는데, 미생물의 분류체계 변화는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하면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사실 L. acidophilus 와 L. acidophilus family에 속하는 유산균은 1900년 Moro의 연구 이후 전세계적으로 놀랄만한 연구업적을 이룩해 왔으며, 20세기 초에 이미 건강기능 특성이 밝혀져 상품화가 되었다. 당시 분류기준으로 많은 유사한 균주들이 L. acidophilus로 선발 및 동정되었기 때문에 오늘날 재분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Lactobacillus acidophilus family를 포함한 L. acidophilus가 유가공제품, 사료 첨가제,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유용한 probiotics임은 주지의 사실이며, 이들의 생리적 효능은 같은 species일지라도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개별 strain의 특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