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2002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살아있는 형태로 적정량을 섭취하였을 때, 숙주의 건강에 유익한 역할을 하는 미생물’을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라고 정의하였다(FAO & WHO, 2002). 프로바이오틱스로 이용되기 위해서는 WHO/FAO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후보균주의 출처를 명확하게 하여야 한다. 게다가 섭취함에 있어 독성이 없는 비병원성으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며, 위산과 담즙산에서 살아남아 장까지 도달하여 증식 및 정착할 수 있어야 한다(FAO & WHO, 2002). 일반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균총의 안정화, 변비 억제, 유해세균의 정착 억제에 따른 부패산물 생성 감소와 질병예방의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밖에 면역활성화 작용, 항암, 항콜레스트롤, 항당뇨, 항알러지, 유당불내증의 경감 등의 기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Axelsson et al., 1989; Alander et al., 1999; de Vrese et al., 2001; Seo et al., 2010). 최근에는 과거부터 널리 이용된 Lactobacillus속을 비롯하여 Bifidobacterium속, Enterococcus속, Streptococcus속, Lactococcus 등을 이용한 발효유, 분말, 과립형 제품 등 다양한 제형으로 상품화되고 있다(Gaspar et al., 2013; Kang et al., 2017; Ba et al., 2018). 인구의 고령화, 사회환경 및 인식의 변화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2012년 519억 원에서 2016년 1,903억 원으로 규모가 5년 만에 4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식품의약품안전처, 2017),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장 건강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보충제로 섭취하고 있다. 또한 사람뿐만 아니라 가금류에게도 프로바이오틱스가 병원체 감염 감소, 면역 증가, 성장 촉진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Park et al., 2016). 그러나 최근 들어 프로바이오틱스의 부작용에 대한 사례 및 연구가 발표되고 있어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과 안전성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본 론
프로바이오틱스는 정장작용을 비롯하여 과민성 대장증후군(IBS), 염증성 장질환(IBD)과 같은 감염성 질환이나 유해세균을 억제하여 여러 질환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섭취는 유아의 항생제 복용으로 인한 설사 발생을 감소시켰으며, 신생아 괴사성 장염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Caffarelli et al., 2015; Fleming et al., 2015). 국내에서는 전통식품인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Park 등(2017)의 연구에 의하면 23종의 김치분리 Lactic acid bacteria(LAB) 중에서 L. plantarum FMB 31 균주가 99.4%의 높은 콜레스테롤 감소 활성을 나타내었다고 보고하였다. 다양한 질환 개선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는데, 아토피 동물모델 NC/Nga mice에 김치유산균(L. plantarum K8) 파쇄물과 유산균 및 γ-리놀렌산 복합체를 경구투여한 결과, 혈청 IgE, IL-4, IL-5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프로바이오틱스가 피부질환 개선에도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Lee et al., 2008). Corthesy 등(2007)의 연구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IL-12, IFN-γ 등의 Th1 type의 사이토카인 분비를 증가시키고, Treg 세포에서 IL-10 분비를 통해 Th2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억제하여 면역질환에 대한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L. acidophilus, B. longum 등으로 발효시킨 두유의 경우, ascorbate 자동산화를 억제하고, 자유라디칼을 소거하여 유의적으로 항산화 활성이 있다는 연구도 있었다(Bruno-Barcena et al., 2010). 항암 기능성으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프로바이오틱스는 대장에서 숙주의 면역력을 강화, 잠재적인 암 유발 물질을 결합 또는 분해하여 대장암 억제, 장내 미생물의 질적 변화와 대사적 활성 변화를 통해 대장암을 억제한다고 밝혔다(Kim and Lim, 2018). 뿐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가 가금류의 병원체 감염 감소, 면역 증가, 성장 촉진 등에 효과가 있으며, 반려견의 장내미생물 및 대사산물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었다(Park et al., 2016; Park et al., 2018).
이와 같이 프로바이오틱스는 항암효과,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면역질환에도 효능을 보이며,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지근억, 2011; Jang et al., 2018).
한편, 프로바이오틱스의 안전성에 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유익한 것은 아니라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이스라엘 연구진이 19명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상용제품과 위약을 투여하여 프로바이오틱스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사람 중 절반만 프로바이오틱스 균주가 장내에 정착하였고, 나머지 절반은 위약 그룹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Zmora et al., 2018). 이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장 내 정착이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Zmora et al., 2018).
국내에서는 지난 4년간(’14–’18) 건강기능식품 중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이상으로 접수된 사례가 867건으로 집계되었으며, 프로바이오틱스의 의약품 부작용 신고사례에 의하면 설사(30.7%), 위장장애(8.7%) 및 구토(7.3%) 같은 위장관 증상과 피부발진 및 두드러기(14%)와 같은 증상이 주로 보고되었다(신채민 외, 2016; 식품의약품안전처, 2019). 또한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와 노인 중증질환자가 생균인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할 경우, 패혈증을 겪을 수 있다는 사례를 바탕으로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에 반영한 바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 2018; 지광석 외, 2018).
일부 문헌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소화관 내에서 히스타민을 생산하고(Kyriakidis et al., 2012; Pessione, 2012; Pugin et al., 2017), 과량의 히스타민은 알레르기 반응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Ortolani and Pastorello, 2006), 피부발진 및 두드러기는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유발된 부작용이라고 보여진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정장작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와 달리 Rao 등(2018)의 연구에 의하면 기능성 위장관장애로 명확히 분리할 수 없으나 머리가 혼란스럽고 안개같이 뿌옇게 돼 분명하게 생각하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는 브레인포그, 복부팽만 및 가스생성을 앓고 있는 환자 중 ‘소장내 세균 과잉 증식(SIBO)’인 경우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Suez 등(2018)의 연구에 따르면 임상실험을 통해 프로바이오틱스의 장내 활동을 관찰해온 결과, 많은 사람들의 위장에서 프로바이오틱스의 활동이 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 유입으로 장내 미생물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장내 세균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항생제로 인해 파괴된 장내 세균이 프로바이오틱스로 인해 생장이 저해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 정맥카테터 사용 환자 및 면역억제 환자에게서 패혈증(Zein et al., 2008; Ohishi et al., 2010), 진균혈증(Trautmann et al., 2008) 및 균혈증(Ledoux et al., 2006) 등이 보고되었으며, 심장질환자의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로 인한 심장내막염 유발 사례가 있었다(Doron and Snydman, 2015). 또한, Lerner 등(2019)에 의하면 프로바이오틱스 이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다양한 범위에서 보고되고 있다고 하였다(Table 1).
위와 같은 사례 및 연구결과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프로바이오틱스가 현재 건강한 사람에게 임상적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을 증명한 장기적인 임상 연구 결과는 부족한 실정이기에 건강한 사람도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더 많은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Cohen, 2018).
결 론
최근 정부 당국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비롯한 건강기능식품의 수요와 공급이 커짐에 따라 프로바이오틱스 중 안전성과 관련하여 논란이 있었던 Enterococcus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였다. 논란이 있는 균주의 경우, 안전성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도록 하였으며, 앞으로도 프로바이오틱스의 안전성에 대한 기준 및 규격이 점자 강화될 것이라고 보여진다. 소비자 역시 단순히 프로바이오틱스가 건강상의 이익을 제공한다는 이점만으로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것을 지양하고 다양한 정보를 통한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면 국내 프로바이오틱스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